인도 여행 계획에 있어서 어쩌면 가장 중요하게 염두에 둘 사항은 여행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다른 곳보다 높다는 것. 본래 인도 여행 얘기가 나오게 된 계기인 N양의 동생 결혼식 참석을 위한 일 주일간의 캘커타 체류 끝에 아직 결혼식 뒷치다꺼리가 남은 N을 제외한 우리 나머지 셋은 원래 Sikkim 지방으로 향하기로 했었다. 기차표에 숙소까지 이미 예약해 뒀으나, 인도가 정치적으로 안정적인 나라가 아니다 보니 그쪽 지방에 대한 출입 금지령 같은 게 내려져서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암릿사르는 그렇게 해서 우리 여정에 끼어들게 되었다. 영화 Bride and Prejudice의 배경이었다는데, 난 아직 제대로는 못 봤고 (여행 중 텔레비전에서 힌디로 더빙된;; 걸 보게 되긴 했다만). 15세기에 카스트 제도의 폐해에 대한 반발을 발단으로 창시된 Sikhism의 주요 사원인 Golden Temple을 보기 위해 머문 하루라고 보면 된다. 인도 여행이 만만치 않았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넓은 나라 곳곳의 볼거리들을 찾아다니다 보니 몇 시간이고 기차나 버스를 타고 가서 종종 겨우 하루 혹은 이틀 머문 후 다시 또 기나긴 여정을 떠나야 했던 점에 있었다. 그래도 Golden Temple도 정말 볼만하고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_+
구체적인 의도성을 가질 수밖에 없던 델리에서 관광객에게 쏟아지는 그런 부담스러운 관심은 사원 바깥 잡상인들을 통해 또 겪긴 했지만, 사원 안에는 신자들뿐이어서 그에 비하면 귀엽다고;; 느껴질 그런 관심을 받았달까. 여기도 관광 명소인 만큼 외국인을 흔하게 접하지 않나 싶었는데, 여름이라 외국 관광객은 몇몇 보일 뿐이었으며 외국인이 낯선 지방에서 온 신자들도 많아서였는지 사방에는 우리를 신기하게 바라보는 시선들이었다. 쨍쨍 내리쬐는 햇빛이 너무 더워서 여느 신자들처럼 우리도 그늘에 앉아 있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 열 중 아홉은 우리를 신기하듯 쳐다보는데다 더러는 웃으며 영어 한 마디씩 건네고 악수를 청하는 꼬마들에 같이 사진을 찍자는 가족도 종종 있었다. 그래도 인도에서 받은 관심 중 대체로 유쾌한 경우였다. 물장구 치는 꼬마들을 보고 있노라면 사원보다는 가족들이 나들이 나온 부담없는 분위기가 좋았다.
평등을 중시하는 Sikh교 사원에서는 카스트나 국적 등 신분의 차이를 두지 않고 모두가 나란히 앉아서 먹을 수 있는 식당에서 무상으로 (기부금 환영이라고 해서 적당히 했다만 워낙 물가가 싸서 결국 일인당 1000원쯤 됐나;;) 달(dal), 밥, 그리고 내게는 고구마 맛으로 느껴졌지만 그 정확한 정체를 알 수 없는 음식으로 이루어진 기본적인 식사를 제공하는데, 마지막으로 수염을 길게 늘어뜨린 어떤 할아버지의 축원을 받으며 먹었다. 여기 달이 진짜 맛있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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